아침, 저녁으로 느껴지는 공기의 감촉이 벌써부터 봄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봄은 일년 중 결혼식이 가장 많은 계절. 이를 놓칠세라 유통업체들은 벌써부터 다양한 혼수 판촉전을 열며 예비 신랑 신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 봄을 겨냥한 혼수 용품의 추세는 가전제품의 '대형화, 고급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불황 여파로 알뜰 패키지 혼수 용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백화점과 할인점, 홈쇼핑 등은 24일부터 내달 초까지 가정용품 브랜드세일을 일제히 실시한다. 봄에 면사포를 쓸 예비 신부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면 실속 있게 혼수품을 장만할 수 있다.혼수 트렌드가 바뀌었다
국내 디지털 가전의 급속한 발달로 혼수 가전은 '하이테크 제품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오디오와 비디오는 DVD와 홈 시어터로 바뀌었고, 예전 고가품으로 인식됐던 컴퓨터,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는 이제 필수 혼수품이 됐다.
백색가전의 대표적인 품목인 냉장고와 세탁기는 한 때 미국산이 유행하기도 했으나 디자인에서 앞선 국산 고가품들이 더 인기를 끈다. 용량도 500리터 이상이 대부분. 세탁기는 드럼 세탁기가 나오면서 기존 제품들은 거의 용도 폐기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김치냉장고가 일반 냉장고처럼 혼수 필수 가전으로 부상한 점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김치 냉장고는 100만원대의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김치 담그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예비 신부들이 빼놓지 않고 구입하고 있다.
혼수품 중 가격 부담이 컸던 가구와 침구류의 비중은 요즘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장롱, 소파, 침대, 화장대, 식탁 등을 일괄 구입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살림집 크기와 용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마련하는 추세다. 붙박이 장이 있는 아파트의 경우 장롱은 빼거나, 오피스텔처럼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으로 돼 있는 집은 소파를 생략하는 게 일반적이다.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오프라인 업체들과 TV홈쇼핑, 인터넷홈쇼핑, 카탈로그 홈쇼핑 등 온라인 쇼핑몰들은 봄 MD 개편을 통해 다양한 혼수 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예비 신랑 신부들이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혼수 용품을 일괄 전시하고 있어 커플들의 취향에 맞는 신혼 용품을 고를 수 있다.
롯데는 24일부터 내달 6일까지 봄 신상품 혼수가구를 패키지로 기획 판매하는 '유명 혼수가구 박람회'와 '신혼 혼수 식기 대전'을 연다. 21일 본점에서는 사이버 웨딩그레스, 펑키 스타일 턱시도 등 패션을 살린 예복을 선보이는 이색 웨딩 퍼포먼스도 실시한다.
현대는 27일까지 '혼수가구 대전'을 열어 브랜드별 한정 수량으로 내놓은 특가 상품을 판매한다. 또 서울 6개점에서는 24일부터 내달 9일까지 브라운, 휘슬러 등 소형가전과 행남도자기, 한국도자기, 풍년 등 식기·침구류 등을 시중가의 10∼30%까지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도 결혼 시즌을 맞아 '행복예감, 생활용품 혼수 웨딩전'을 연다. 강남전은 27일까지 혼수가구전, 피숀 수예특집전, 삼성전자 혼수특집전 등을 동시 다발적으로 실시, 원스톱 혼수 구매 기회를 제공한다. 이밖에 갤러리아 압구정점 패션관은 21∼27일 '인기 침구브랜드 특집전', 뉴코아 강남점은 내달 2일까지 '알뜰 혼수용품 대전' 등 각 백화점 점포 별로 혼수 관련상품 기획 행사를 펼친다.
할인점인 그랜드마트는 패키지 혼수 상품 구입시 20∼30%까지 가격을 할인해 주는 웨딩 행사를 펼친다. 예복과 가전 등 기본 혼수용품에서 폐백 이바지 상품과 신혼 여행지에 이르기까지 결혼과 관련된 일체의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도 도봉·중계점에서 TV, DVD, 냉장고, 세탁기 등 중 2개 품목 이상 구입하는 고객에게 가격을 할인해주는 '깜짝 에누리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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