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경제학자들 사이에 주택시장에 대한 거품논란이 일고 있다.최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연간기준으로 185만가구에 이르러 1986년 5월의 185만4,000가구 이래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77만가구를 넘어서는 수치이다.
덩달아 주택가격도 뛰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에 따르면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해 4분기보다 8.8% 상승해 과거 20년 동안 가장 많이 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주택시장이 1990년대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거품상태에 빠졌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거품론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라며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미 정부는 주택 수요가 조금씩 감소하는 것을 근거로 현재 주택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주택시장의 선행지표인 신규주택 착공허가건수와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건설업자 낙관지수는 소폭 줄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경기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CNN머니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NAHB의 켄트 코닌 회장은 "시장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견고해 주택건설경기를 낙관한다"고 전망했다. 코닌 회장은 사상 최저수준인 금리 덕에 이자부담이 사라져 주택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높은 이자로 빌렸던 주택구입자금을 갚고 싼 이자로 다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미국인들이 늘면서 주택경기는 3년동안 가라앉은 미국 경제 및 증시와 달리 홀로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시중 금리가 오르면 주택시장 경기가 꺾일 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이 적어 주택경기 또한 급락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 봤다. 맥쿼리에쿼티USA는 미국 인구가 2억9,000만명인데 1년에 공급되는 신규주택은 185만 가구이므로 지나친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과 함께 주택가격 상승률이 올해 3% 가량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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