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프로의 맛을 조금은 알게 됐다. 분데스리가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향해 줄기차게 뛰어갈 따름이다."19일 밤(한국시간) 독일 빌레펠트 외곽의 연습구장에서 만난 차두리(23·빌레펠트)는 영하 6도의 추운 날씨에도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보노 묄만 감독의 지휘아래 동료들과 미니게임에 열중하던 '리틀 차붐' 차두리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훈련을 끝낸 뒤에도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왼발 슛과 센터링이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골키퍼 지몬과 따로 30분 정도 슈팅을 가다듬은 차두리는 "이제야 유럽 축구에 적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당장은 주전을 꿰차는 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다소 내성적이고 근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아온 차두리가 드디어 '감'을 잡았다. 지난달 25일 브레멘전에서 분데스리가 첫 골을 뽑아낸 데 이어 15일 카이저슬라우테른과의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이후 '주전의 반열'에 오른 그는 "작은 꿈이 이뤄졌을 뿐"이라며 잠재된 파괴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겠다는 태세다.
아버지(차범근 MBC해설위원)를 닮아 줄곧 오른쪽을 누벼온 차두리는 왼쪽 스트라이커로의 변신이라는 1차 테스트를 받고 있다. 노장 브링크만(34)이 맡은 오른쪽 대신 왼쪽 날개를 책임지게 됐기 때문이다. 차두리는 "사실 왼발은 오른발만큼 자유자재로 쓰지 못한다. 하지만 왼쪽에서 안으로 꺾어 들어가면 더 좋은 오른발 슛 찬스가 나올 수 있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묄만 감독의 애정도 각별하다. 그는 "월드컵에서 뛰었지만 아마추어(고려대) 였기 때문에 욕심과 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며 "그러나 스피드와 체력 테크닉 등 기본이 탄탄한데다 배우는 속도가 빨라 가능성이 무궁하다"고 말했다.
/빌레펠트=일간스포츠 박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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