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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비밀

입력
2003.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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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버지를 둔 아들이 아버지의 영향력을 벗어나 독립된 사업을 차리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삼성'이라는 브랜드와 별도로 백색가전 통합브랜드 '하우젠'을 내놓았을 때 가전업계가 일종의 모험으로 받아들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하지만 국내 가전업계 사상 처음으로 김치냉장고, 에어컨, 드럼세탁기 등을 아우르는 통합브랜드로 지난해 8월 선보인 하우젠은 삼성전자 자체집계 결과 김치냉장고 시장의 70%를 점유할 만큼 자리를 잡았다.

하우젠의 탄생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읽어낸 치밀한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다. 명품 열기에서 드러났듯 가전제품에서도 남과 다른 고가품을 선호하는 프리미엄 마켓이 형성되고 있음을 미리 내다본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3년 간 극비리에 외국 사례 등을 연구하며 통합브랜드 출범 작업에 들어갔고 일종의 프리미엄인 '삼성전자' 브랜드와 별도의 브랜드를 사용키로 했다. 때문에 광고도 철저하게 '티저 광고'기법을 사용했다.

가구 등에나 사용했던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월넛이나 실버 컬러 등을 과감하게 채택한 디자인과 다용도 기능 등 때문에 기존 제품보다 20∼60%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우젠은 강남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또 명성에 걸맞은 브랜드 관리를 위해 '하우젠 브랜드 위원회'를 구성해 외국 고가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제품만 하우젠 브랜드를 달도록 하는 한편, 유통 단계에서도 절대로 할인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 하우젠이 불과 3∼4개월 만에 고가 가전제품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구축하는 바람에 일부 대학에선 마케팅 강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후문.

삼성전자 홍보팀 서종국 차장은 "올해 안에 200억원 정도를 집중 투자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을 하우젠 브랜드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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