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이 늘었지만 내신 성적이 나빠 걱정이다." "정시모집이 또 줄었다.", "서울대는 특목고, 재수생의 잔치일 뿐이다."수시모집 확대 등을 골자로 한 2004학년도 대학입학 전형안이 발표된 20일 고3생들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저마다 손익계산에 분주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서울대가 수능비중을 크게 늘린다는 소식이 함께 전해지자 일부 상위권 재학생들은 "특목고생과 재수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일선학교 지도교사와 학부모들도 "수능 비중이 커져 과외 등 사교육이 다시 극성을 부릴 것"이라고 성토했다.
상위권 학생들은 수시모집 확대를 반기는 반면 대다수 중·하위권 재학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영학과 지망이 목표라는 이승민(李勝敏·19·의정부고)군은 "내신이 좋지 않아 수시 모집은 그림의 떡"이라며 "과외와 학원수강으로 정시 모집을 노릴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상위권 재학생들도 서울대의 수능비중 강화방침에 비상이 걸렸다. 유모(19·U여고)양은 "학교수업만으로는 수능에 유리한 특목고생, 재수생과 경쟁이 안 된다"고 말했고, 심모(19·화곡고)군은 "서울대를 고집하기 보다는 내신을 최대한 살려 수시모집에서 승부를 내고 싶다"고 전했다.
의·치의대를 목표로 한 상위권 이과생들과 재수생들도 일부 대학의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따른 정원 급감 소식에 긴장한 모습이었다. 의대 진학을 위해 연세대 진학을 포기하고 재수를 선택한 김모(20)양은 "학원에 있는 이과생 대부분이 의대 지망생인데 경쟁률이 역대 최고가 된다니 걱정이 앞선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4년제 정규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실업고생들은 정원 외 3% 선발 소식이 전해지자 속속 입시전문학원 등록 준비에 나서고 있다. J학원에 다니는 이모(19·혜성여상)양은 "수능이 200점 미만이지만 정원외 선발이라면 해볼만 하다"고 기뻐했다. 문일고 홍순원(洪淳元·49) 3학년 부장은 "지난해에 심한 홍역을 치러서 그런지 올해는 크게 달라진 내용이 없어보인다"며 "그러나 수시모집 심층면접 지도가 더욱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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