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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 / 전국서 희생자돕기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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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 / 전국서 희생자돕기 행렬

입력
2003.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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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은 슬픔이 정녕 마지막이길 바랐는데…."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피해자들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역대 대형 참사 유가족들이 대구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김해 민항기 추락사고, 8년전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대형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이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절망에 빠진 유가족들을 돕는 데 발벗고 나선 것이다.

"사고수습, 보상협상 돕겠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김해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 유가족 대표 10여명은 20일 이번 참사 희생자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시민회관을 찾았다. 민항기 추락사고로 장인과 장모를 모두 잃은 최교웅(崔敎雄·50)씨는 "10개월전의 고통이 재연되는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는 "이번 참사로 가족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사고수습과 보상절차 논의에서 또다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아픔을 겪은 처지로서 유가족들을 위로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8년전 대구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20여명도 발벗고 나섰다. 참사 소식을 접한 상인동 사고 피해자 모임인 '4·28 유족회' 회원들은 사고 당일 즉석에서 1,300만원을 모아 20일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대구 시민회관을 찾아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가스폭발 사고로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아들을 잃은 김종흠(50)씨는 "아들, 딸, 형제의 시신을 찾아 헤맨 심정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며 "먼저 아픔을 겪은 처지로 유가족들이 어서 슬픔을 딛고 일어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99년 인천 인현동 화재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도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21일 합동분향소를 찾을 예정이다. 삼풍 희생자유족회 김창식(金昌植·77) 회장은 "대형참사가 되풀이될 때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 괴롭지만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인현동 화재로 아들을 잃은 이금우(李金雨·55)씨는 "유족들이 시와 국가를 상대로 보상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쇄도하는 자원봉사의 손길

가족을 잃은 슬픔과 절망에 빠진 유가족들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기실과 분향소 주변은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식사와 음료수, 옷가지, 세면도구 등을 제공하며 고통을 분담하는 대한적십자사, 대구시 자원봉사자, 대구백화점 한마음봉사단, 대구농협봉사단원, 대구은행 봉사단 등 지역단체 봉사 단원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대구은행에 근무하는 나은정(羅銀晶·22)씨는 "유족들의 고통이 남의 일 같지 않아 월차를 내고 달려왔다"며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로 재학생들을 잃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대구대 등 지역 대학들도 자원봉사자를 파견하는 한편 희생자 돕기 성금모금에 나섰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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