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집단소송제와 주5일 근무제를 수용하는 등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재벌 및 경제정책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대안을 마련해 경제5단체장 명의로 새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재계의 태도 변화는 새 정부측의 재벌개혁 의지가 강력한 데다 최근 취임한 손길승(孫吉丞)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정부와의 적극적인 협조를 강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련 등 경제5단체 조사담당 임원들은 18일 회의를 갖고 집단소송제, 출자총액 제한제도, 금융기관 계열분리 제도, 주5일 근무제, 외국인 고용허가제 등 차기정부에서 예상되는 주요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수용여부와 구체적인 대안을 협의했다.
임원들은 집단소송제는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고 유일하게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폐지 움직임이 있지만 분식회계, 주가조작, 허위공시등이 입증돼 형사소추를 받은 상장사에 대해서는 집단소송제를 적용하도록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5일 근무제도 기업과 노동계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휴가·휴일제도 및 근로조건 등을 국제기준에 맞추고 중소기업에 대한 시행시기를 연기하는 것을 전제로 정부안을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정했다.
출자총액제한 제도는 재벌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는다는 기본 취지를 인정하되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이나 핵심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신축적인 운용을 정부측에 요구키로 했다.
재계는 22일 5단체장 상근부회장 회의를 열어 조사담당 임원들이 도출한 안을 중심으로 협의해 재계의 최종안을 확정해 경제5단체장 명의로 차기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한편 노무현(盧武鉉) 당선자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 참석 "주5일 근무는 국가적 창의력과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킬 새로운 전략"이라며 "정부 주도로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