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구단의 모든 마케팅역량은 1차적으로 어떻게 하면 많은 관중을 동원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호주머니를 절묘하게 터는 "라스베이거스식 기법"도 중요하지만 일단 경기장에 사람이 와야 이를 써먹을 수 있기 때문에 동원이 우선이다. 관중동원을 위한 프로구단의 마케팅 프로세스는 경기장규모와 팀 전력에 맞춰 목표관중 수를 결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목표를 설정한 다음에는 어떤 팬 계층을 집중적으로 유치할 것인지 표적을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조합하여 실행에 옮긴다.일반적인 수단은 가격(price), 제품(product),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 등의 4P를 꼽지만 프로구단에서는 핵심 제품인 "경기"를 제조업체처럼 통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프로구단 마케팅부서는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수단만으로 관중동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프로구단은 관중동원을 위해 조합하는 수단으로는 입장권 가격조정, 경기장시설 개선과 함께 색다른 팬 서비스의 개발, 라이브 쇼 공연, 회원관리 등이 있다. 이런 여러 수단을 구단 역량이나 팬 시장환경에 맞게 구성하지만 어떤 식의 조합이 되든 프로구단 마케팅 담당자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총관중 수의 90%는 일부 팬들의 반복 관람으로 채워진다"는 점이다.
즉, 총관중의 25∼30% 정도인 열성 팬들이 경기장을 여러 번 찾음으로써 전체관중 수를 구성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대한 검증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대체로 인정되고 있는 편이다. 이 이론을 1995년 프로야구 시즌최다 관중 수에 적용하면 국내의 열성 프로야구 팬은 122만∼146만 명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더 단순화시킨다면 이들이 평균 4회 야구장을 찾으면 총관중 540만 명이 되고 2회 이하면 239만 명이 된다는 뜻이다.
프로구단이 이런 점을 감안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관중동원 마케팅전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일 이를 감안하는 구단이라면 연간 2회 관람한 팬들을 3회 관람하게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또 감안하지 않는 구단이라면 한번도 경기장을 찾지않았던 불특정 다수를 한번 오게 만드는데도 마케팅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구단마다 경영환경이 틀리기 때문에 어떤 전략이 관중목표 달성에 효과적일지는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는 분명한 표적을 정해놓고 쏜다는 점, 실행방안의 수립이 용이하다는 점 등에서 전자가 적어도 비용 대비 효율성 면에서는 앞설 것으로 생각된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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