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실종자 가족들이 19일 당국의 무성의한 사고수습 대책에 반발해 사고대책본부를 방문한 김석수(金碩洙) 총리와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 장관 일행을 안내하던 공무원 등과 몸싸움을 벌였다. 실종자 가족 2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대구시민회관을 찾은 김총리 일행 앞을 막고 '조속한 실종자 수색과 미확인 사체 수습' 등을 촉구하며 총리 면담을 요구했다. 김총리는 병원을 방문한 뒤 전동차가 이송된 월배 차량기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갖기로 약속, 사태는 일단락됐다.○…대구지하철 참사로 직원 4명을 잃은 대구지하철공사(사장 윤진태) 직원 1,29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근조(謹弔)'가 새겨진 검정색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근무했다. 직원들은 "참사로 희생된 시민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자 검은 리본을 달기로 했다"며 침통해 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네티즌의 추도가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에는 '대구지하철 참사추도 카페' 등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카페 100여개가 새로 생겼다. 엠파스(www.empas.com)가 마련한 사이버 추모실에는 모두 3,500여건의 글이 올라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질타했다. 대구지하철공사와 대구시가 마련한 사이버 추모공간에도 네티즌 600여명이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또 다른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 네티즌은 "로또 복권의 수익금을 '재난 대비 예비비'로 비축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대책을 철저히 세우자"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별다른 외상이 없어 귀가했던 승객들도 호흡기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기침, 쉰 목소리, 검은 이물질이 든 가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증세를 보이는 승객은 지체없이 인근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주수호(朱秀虎) 의협 공보이사는 "1971년 대연각화재 당시 신체의 외상없이 구조된 피해자 가운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이틀 뒤 호흡기 화상으로 사망한 예가 있다"며 "밀폐 공간에서 화재사고를 당했을 경우 최소 72시간 동안 의사의 관찰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이날 지하철 방화참사가 발생한 대구지역 징병검사 대상자의 신체검사일과 현역병 또는 공익근무요원 입영자의 입영기일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징병검사 또는 입영 대상자는 별도 구비서류 없이 전화나 인터넷(www.mma.go.kr)으로 연기를 신청하면 60일 내에서 연기할 수 있다.
○…참사현장에는 지역 자원봉사기관과 단체의 자원봉사활동이 잇따랐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회원 70명은 이날 경찰관 등에게 400명분의 소고기국밥을 제공했다. 대구백화점 한마음봉사단 30명과 대구시 여성회관 여성자원봉사활동센터,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대구은행 DGB봉사단, 구세군 등도 시민회관 유가족 대기실을 찾아 라면과 빵, 음료수 등을 제공했다.
○…희생자의 84%가 여성이나 노약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집계된 사망자 52명중 44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이중 여성이 27명으로 61.4%였다. 연령별로는 10대 이하가 3명, 50대 이상이 19명이었다. 결국 44명 중 84.1%인 37명이 여성이나 50대 이상 노약자였다. 부상자 145명 가운데도 70% 이상이 여성이나 노약자였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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