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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간접광고 마케팅戰 "드라마속으로"/"시청자 눈도장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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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간접광고 마케팅戰 "드라마속으로"/"시청자 눈도장 찍어라"

입력
200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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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다정다감한 공인회계사로 여성 시청자들이 1등 신랑감으로 꼽는 마마준(정보석). 은예영(우희진)과 데이트 하는 장소로 가는데 자신의 차를 많이 이용한다. 반짝이는 은색으로, 주인이 '백마 탄 왕자'임을 암시하는 이 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세브링이다. ― MBC드라마 '인어아가씨'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건너가 폭력조직에 몸 담은 김인하(이병헌)가 몰고 다니는 차는 고향에서 온 기아자동차 쏘렌토. 단단하고 남성적인 외관과 SUV 특유의 야성미가 낯선 이국 땅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로 도박계를 석권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미지를 닮았다. ― SBS드라마 '올 인'

수입차 업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던 국내 드라마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에 국내업체들의 반격이 거세다. 특히 최근 화제작 '올 인'의 경우 미국에서 주인공이 한국 차를 타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국내차 업계는 이 드라마를 통해 '해외에서 외제차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국산차'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PPL이란 드라마, 쇼, 스포츠 등 TV프로와 영화 등에 기업의 상품, 서비스 등을 노출시켜 시청자나 관객이 부지불식간에 인식하게끔 하는 간접 광고.

국내 드라마 PPL마케팅 분야를 선점한 것은 수입차들이다. 1998년 인기 드라마였던 MBC '별은 내 가슴에'에 나온 BMW Z3 스포츠카는 당시 팽배했던 수입차 거부감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성공사례는 KBS드라마 '겨울연가'에서의 포드 뉴익스플로러 흰색 모델. 주인공 배용준의 애마로 눈 내린 용평의 경치와 너무 잘 어울렸다는 평을 들었다. 드라마 방영 이후 유독 한국에서만 흰색 뉴익스플로러가 많이 팔려 흰색 모델의 경우 출고하는 데 두 달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 현재 방영 중인 대부분 드라마에 외제차 한 두 대는 꼭 등장한다.

자동차 관련 PPL은 전문대행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과열 경쟁 양상을 보였다. 극중 대학생이 1억원을 호가하는 수입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무리한 끼어넣기가 성행하면서 "PPL이 드라마의 사실감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대대적인 광고를 할 여력이 없는 수입차 업체로서는 PPL이 새차 홍보에 제일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 때문에 일부 업자들은 거액의 협찬료를 드라마제작업체에 지불하면서까지 차량을 출연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가 드라마 속 주인공의 차로 각광 받는 동안 국산 자동차는 조역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도 이 분야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드라마에 가장 많이 출연하는 차는 현대차. MBC '인어아가씨'만 해도 정보석의 차를 제외하곤 모두 현대차다. 남자 주인공인 이주왕(김성택)의 차는 뉴EF쏘나타, 주인공의 아버지 차는 에쿠스, 어머니 차는 뉴그랜저XG 등.

KBS 드라마 '저 푸른 초원 위에'에는 아예 주인공(최수종)이 자동차 영업사원이다. 그의 차는 GM대우의 라세티. 르노삼성은 최근 방영됐던 KBS의 '고독'에서 연하의 남자연인 유승범의 차로 SM3를, 여자 주연 이미숙의 차로 SM5를 나란히 출연시키기도 했다. MBC '눈사람'에서는 남자 주인공(조재현)이 쌍용 렉스턴을 탄다.

국산차 PPL담당자는 "최근 드라마 PPL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 분야 전문가를 동원해 출연진과 대본 등을 꼼꼼히 검토해 협찬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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