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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毒오른" 형사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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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毒오른" 형사9부

입력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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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9부가 '독'이 올랐다." SK그룹과 계열사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재벌 그룹에 '사정의 칼날'을 겨눈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가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2001년 설립 초기만 해도 특수1부에서 넘어온 금융감독원 고발사건을 주로 맡아 '특수1-1부' 정도로 치부됐던 형사9부는 지난해 10월 명동 사채업자 반재봉(59)씨 등 불법 가장 납입 사범들을 무더기 구속하면서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형사9부는 이어 오상수(37) 전 새롬기술 사장, 전재완(40) 전 프리챌 사장, 김도현(35) 모디아 대표 등을 잇따라 구속, "특수부보다 낫다"는 찬사를 받으며 명실상부한 검찰내 금융사건 전담부서로 자리를 잡았다. 이로 인해 금명간 있을 평검사 인사를 앞두고 형사9부 지원자가 줄을 잇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형사9부는 그러나 현대상선의 4,000억원 대북 송금 사건 수사가 유보되면서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관련 자료를 수집하며 상당한 '내공'을 쌓아가던 과정에 갑작스런 수사유보 결정이 내려졌던 것. 당시 수사팀은 수사를 계속 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수뇌부 결정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형사9부가 독이 잔뜩 올라있는 좋지 않은 시기에 SK가 잘못 걸렸다"는 농담 섞인 동정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사팀 관계자는 "한달 이상의 철저한 내사 작업을 거쳤다"고 받아쳤다.

검찰 주변에서도 치밀한 사전 준비와 원칙 수사를 무기로 100%에 가까운 수사 성공률을 자랑하는 형사9부가 나선 만큼 SK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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