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만료되는 유상부(사진) 포스코 회장이 18일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2년 임기의 상임이사에 추천됨으로써 연임 수순의 첫 단계를 통과했다. 유 회장은 내달 14일 정기주총에서 이사로 재선임되면 곧 이어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자(CEO)인 대표이사 회장을 맡게 된다.1998년 김만제 전 회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뒤 3번째 연임으로 7년간 포스코의 지휘봉을 잡게 되는 것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유 회장이 주총에서 재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유 회장이 CEO에 오른 뒤 포스코의 민영화를 무난하게 이끌었고, 기업실적을 크게 개선시키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해 11조7,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 4일 미국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포스코 주주의 62%가 해외투자자들이다.
그러나 그의 연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유 회장이 지난해 계열사를 동원, 타이거풀스 주식을 비싼 값에 매입케 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와 만난 도덕적 흠결을 거론하는 분위기가 아직 사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경영지배구조를 곱지않게 보는 새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뜻밖의 난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올 초 포스코의 대표 선임과 이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한 데 이어,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포스코가 사장 외에 회장제를 두는 것은 옥상옥(屋上屋)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편, 포스코 이사회는 임기가 끝나는 김용운 부사장 대신 최광웅 경영기획 담당 전무를 신규 이사로 추천하고, 김순 전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임고문, 박우희 전 서울대 교수, 윤대욱 전 SK에버텍 비상임고문 등 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키로 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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