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주주총회는 경영진에게는 시련의 장이 될 것 같다.미국 경제가 잘 나가던 때 잠자코 있던 소액 주주들이 3년여에 걸친 경기침체와 지난해 터져 나온 회계부정에 대한 불만으로 경영진과의 일전불사를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이달부터 앞으로 3개월 동안 봇물을 이룰 주총을 통해 예고된 소액 주주들의 각종 결의안은 2,000여 업체에 85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802건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엔론 사태가 주총 시즌이 지난 시점에 터져 나와 올해 주총이 기업들에게는 주주들의 신뢰를 재점검하는 첫 심판대가 되는 셈이다. 소액 주주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최고경영진에 부여하는 스톡 옵션의 비용 처리 문제와 스톡 옵션을 업무능력과 연계하는 것 등 회계 투명성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일부 기업은 이들의 '분노' 를 감안, 회장과 최고경영자(CEO)의 권한을 나누는 등 여러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코카콜라는 최근 최고경영진에 대한 임금 외 각종 혜택을 대폭 삭감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대체로 이 같은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기업들이 무시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소액 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고,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소액 주주들의 권익보호에 강력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경영진들의 입지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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