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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 국내 지하철 대형사고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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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 국내 지하철 대형사고 무방비

입력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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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벌어진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는 지하철이 대형 안전사고에 '무방비'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하철은 도로나 건물 등과 달리 밀폐돼 있는데다 수천명이 한꺼번에 이용하는 다중이용 시설이라는 점에서 작은 사고에도 대형참사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현재 국내에서는 대구를 비롯, 서울과 부산, 인천 등 4개 도시에 총 12개 노선 411.5㎞의 지하철이 운영된다. 이들 4개 도시 지하철의 정거장은 모두 388개, 운행차량은 4,620량에 달한다. 매일 658만명, 지난해 기준으로 연인원 24억명을 실어 나르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지하철 사고에 대한 안전방재대책이나 시설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국가 기간망인 지하철이 여객기나 대형건물처럼 크고 작은 테러의 대상이 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및 대부분의 지하철 역사에는 자동화재탐지장치와 스프링클러, 천장의 제연경계벽, 자동 비상등, 소화전 등의 방재시설이 설치돼 있다. 스프링클러는 대합실에 있지만 승강장에는 고압선에 따른 감전 우려 때문에 설치하지 않은 상태. 따라서 이번처럼 승강장에 화재가 날 경우 초동 진압이 구조적으로 힘들다.

화재발생 때는 평상시의 급기·배기 시스템이 멈추고 비상 배연기가 작동해 유독가스를 강제 배출하게 되어있지만 그 시설 또한 크게 부족하다. 서울지하철에 따르면 화재를 인식하고 비상 배연기가 정상 작동돼 유독가스를 내뿜는 데 걸리는 시간이 40∼50분. 이 정도라면 승객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동차내부의 안전대책은 더욱 열악하다. 지하철역사는 소방방재본부에 의해 특수장소로 규정, 스프링클러나 소화전 비치, 진압대책 등에 대한 연례 점검을 벌이고 있지만 객차는 소방법의 적용을 받지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객차내 소화시설이라고는 객차별로 비치된 휴대용 소화기 2대가 고작. 출입문에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는 비상스위치가 설치돼 있지만 이번처럼 승객들이 당황해 우왕좌왕하며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또 차량 내부 승객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조차 없어 기관사나 종합사령실에서도 상황을 알 수 없다.

객차내 의자시트는 난염 소재를 사용하고, 페인트도 유독가스가 적은 것을 사용토록 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광고판은 아크릴과 플라스틱이라 불이 잘 붙고 유독가스도 심하게 내뿜는다. 긴급대피 체계도 부실했다. 대구 참사의 경우 사고 직후 정전으로 승객들이 출입구를 찾느라 우왕좌왕하면서 더 큰 피해를 불렀다. 정전이 되면 비상구를 알리는 비상등이 들어오지만 불빛이 밝지 않고 유독가스까지 흘러나온다면 눈에 띄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사건 이후 승강장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경비요원들이 24시간 감시 하는 체제를 구축, 각종 사건·사고에 대비하고있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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