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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충격적인 대구 지하철 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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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충격적인 대구 지하철 방화

입력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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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의 객차에 저질러진 방화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고 140여명이 부상한 사건은 충격을 넘어 전율을 느끼게 한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2급 지체장애인이 된 범인은 평소 병원과 사회를 원망하면서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고 말했다 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범행동기의 전부일까, 과연 정신이 온전한 사람인가 하는 의심이 들 만큼 사건규모는 엄청나다. 전쟁중이라도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희생자가 나지 않을 것이다.이 미증유의 범죄는 다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겨냥한 테러나 다름없다. 1995년 일본에서는 옴진리교 신자가 테러를 목적으로 지하철 전동차에 맹독 사린가스를 뿌려 11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지만, 어제 사건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충격이 훨씬 더 크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이번 사건은 대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공공시설에 대한 보안체계 강화의 필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지하철 운영주체는 그 동안 운행 상의 안전 확보에만 주력해 왔을뿐 테러와 같은 범죄에 대한 보안과 예방의식이 미약했다. 지금과 같은 식이라면 누군가가 사소한 장난을 하더라도 운행에 큰 차질이 생기고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구난체계도 정밀하게 보완해야 한다. 이번에도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유독성 연기 때문에 3시간 가까이 현장에 접근도 못할 만큼 장비와 구난시스템이 허약했다. 밀실이나 다름없는 지하철은 공기 오염에 취약하다. 유독가스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고성능 환기시스템을 보강해야 하며 비상상황에 처한 승객들을 위한 긴급대피체계도 재점검해야 한다. 차내에 불이 났는데도 스프링클러와 같은 방화장치가 없어 조기 진화를 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다. 평소 방재활동에 보다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다면 조금이라도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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