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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내꿈을 스크린에… 장이모감독에 한수 배워" 내달 촬영 "…브루스 리" 감독 권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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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내꿈을 스크린에… 장이모감독에 한수 배워" 내달 촬영 "…브루스 리" 감독 권수경

입력
200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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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이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감독 얼굴대로 영화가 나온다."베이징 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내 사랑 브루스 리'란 영화를 만드는 권수경(35) 감독은 홍콩 배우 겸 무술감독 홍진바오(洪金寶)의 젊은 시절 모습과 무척 닮았다. 중국어까지 유창하니 중국인이라고 해도 깜빡 속겠다. 제목에 브루스 리(李小龍)가 들어간 것도 우연은 아니다. "어릴 때 형과 함께 그의 영화를 보고 쌍절곤을 들고 들판을 달리며 여우 소리와 액션을 흉내내곤 했다."

이 시네마키드가 영화에 구체적으로 욕망을 가진 것은 대학(경희대 국문과) 때였다. 거기에도 '중국'이란 끈이 있었다. 첸카이거가 감독하고 장이모가 촬영한 '황토지'와 장이모의 감독 데뷔작 '붉은 수수밭'에서 그는 '색깔과 빛의 예술'을 보았다. "감독 공부를 하자, 그것도 바로 그들 나라에서"라고 마음 먹었다. 2년 동안 광고회사에서 CF 조감독을 한 것은 "제작 메카니즘을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생각" 때문. 그리고는 1998년 장이모, 첸 카이거, 지아장커 감독의 모교이기도 베이징 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갔다.

대학원 감독과에서 그는 '건배' 등 매년 단편 한 편씩을 찍으며 영화에 있어서 '빛과 연기'의 소중함과 매력을 확인했다. 99년 봄 특강에서 장이모 감독이 한 말을 그는 잊지 못한다. "감독은 뷰 파인더(View Finder)를 보는 사람이 아니다. 배우 뒤에 있는 사물을 봐라. 바람에 흔들리는 꽃과 연기, 지나가는 차도 연기를 한다."

권수경 감독은 베이징 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 1호. 그보다 두 사람이 먼저 대학원 감독과를 졸업했지만 한 명은 아예 다른 길로 갔고, 나머지 한 명은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99년 대학 동창인 영화잡지 '스크린' 편집장 소개로 중국 올 로케 작품인 '비천무'의 조감독을 하며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된 게 큰 도움이 됐다.

'내 사랑 브루스 리'는 서울로 돌아온 2001년 겨울 어느날, 우연히 밤하늘의 별을 보고 떠올렸다. '저 별들도 처음에는 작은 돌이었을 것이다. 그것을 누군가 깎아 하늘로 올려주지 않았을까. 우리의 꿈도 그렇게 이뤄지지 않을까.' 누군가에 의해 하늘로 올라가는 '스타'와 그의 어린시절 우상인 브루스 리는 이렇게 만나 절권도에 미친 태권도 사범 기태(김수로)와 음치지만 가수가 꿈인 하영(김선아)이란 인물을 탄생시켰다.

권수경은 둘의 좌충우돌과 사랑을 가볍고 독특하고 감동적으로 끌고 가겠다고 한다. "어떻게?"라는 물음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감칠맛 나는 대사, 섬세한 묘사, 기타노 다케시 스타일의 점프 편집에 의한 코믹한 설정, 들어오는 상대의 팔꿈치를 정확하게 가격하는 '1인치 미학'의 절권도, 마지막에 보여줄 아름다운 사랑으로… 주관을 잃어버리지 않고 반드시 담아내겠다"는 말에 고집이 느껴진다. '내 사랑 브루스 리'는 3월 촬영에 들어간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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