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태원(崔泰源·사진) SK(주) 회장의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편법 상속 의혹 및 SK그룹과 JP모건간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의혹 사건에 대해 전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재벌 오너 일가의 부(富)의 변칙 상속을 정면 수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SK그룹과 유사한 편법 상속 의혹을 받아온 다른 재벌 그룹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17일 이 사건 수사를 위해 최 회장 등 회사 관계자 17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은 일단 출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지난주부터 이날까지 김창근(金昌根) SK(주) 사장 겸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유승렬(劉承烈) 전 SK(주) 사장 겸 구조조정본부장 등 7명을 소환 조사하는 한편 금명간 최 회장과 손 회장을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구조조정본부와 계열사인 SK C&C, SK글로벌, SK증권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 사건 관련 재무자료를 확보했다. 지난주말에는 SK그룹 재무담당 임원 및 계열사 재무 관계자 3명을 소환, 주식 이면거래 현황과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관련기사 3·15면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자신 소유의 워커힐 주식 등을 SK C&C가 보유한 SK(주) 주식과 맞바꾸는 과정에서 워커힐 주식을 과대 평가하고 SK(주) 주식을 과소 평가하는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편법 상속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SK그룹은 1999년 SK증권이 부도 위기에 몰리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SK글로벌의 해외법인을 통해 일정 금액을 보장해 주기로 JP모건과 이면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말 워커힐과 SK캐피탈을 동원해 JP모건이 매입한 SK증권 주식을 고가에 사들여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재벌로의 수사 확대 여부에 대해 "새 정부의 재벌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그러나 지금까지 대기업들의 비리 혐의에 대해 내사해왔으며 여타 기업으로 확대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고 말해 수사가 편법 상속 의혹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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