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모, 태지, 성모 너희를 믿는다' 지난 한 해 동안 밀리언셀러 가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가요계에 다음달 중순까지 잇따라 발매되는 빅3 가수의 새 앨범이 밀리언셀러 갈증을 풀어주리라는 기대가 가득하다. 오랜 불황에 시달려 온 터라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대박을 터뜨려 죽어 있는 가요계를 되살려 줬으면' 하는 분위기다.첫 주자는 서태지(30). 17일 발매된 서태지의 스페셜 앨범 'SEOTAIJI 6TH ALBUM RE-RECORDING AND ETPFEST LIVE'는 사상 최고의 개런티(1년간 32억)로 TV 광고에 출연하며 다시 화제가 된 서태지가 2년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CD와 함께 '2002 ETPFEST' 공연 실황을 담은 VCD 등 2장으로 구성된 이 앨범에는 2000년 9월 발매된 6집 '울트라맨이야'의 수록곡을 모두 새로운 사운드로 다시 녹음해 훨씬 강력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타이틀곡은 '컴백홈 Remake'와 ''02 난 알아요 Live'. VCD에는 '2002 ETPFEST'의 공연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으며 미국에서 이루어진 녹음과정을 촬영한 셀프 카메라도 공개된다.
김건모(35)도 26일 8집 앨범을 발표한다. 3집 앨범 '잘못된 만남'으로 330만장 판매를 기록해 지금까지 앨범 판매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100만장을 넘지 않으면 은퇴하겠다'는 각오로 2001년에 발표한 7집 '미안해요'가 158만장을 기록하는 등 밀리언셀러의 대표주자여서 그만큼 기대가 크다. "김건모마저 무너지면 희망은 없다"는 게 가요계의 분위기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의 색깔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작곡가 최준영과 호흡을 맞춘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은 발라드곡인 '청첩장'. 수록곡을 들어본 가요계 관계자들은 "기대해 볼 만하다"며 조심스레 낙관적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김건모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앨범에 공을 들였지만 시장 여건이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마지막 기대주는 3월 중순 5집 앨범을 발매할 예정인 조성모(25). 지난해 10월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GM에서 (주)혜성미디어로 옮긴 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발매가 늦어졌다. 1998년 데뷔 이후 첫 대박을 터뜨린 이래 총 8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 기록을 세운 그도 시장 상황을 의식한 듯 "마음을 비웠고 기대도 없는 상태"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관계자는 "기획사도 옮겼고 2001년 9월 '잘 가요 내 사랑' 이후 준비 기간이 2년 가까이나 됐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음반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망이 온통 분홍빛인 것만은 아니다. 2001년 김건모와 경합을 벌인 god마저 5집 앨범 '챕터5-레터'의 판매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아 '30만장도 안 팔렸다'는 소문이 있는 터라 '기대 반 포기 반'이라는 반응도 많다. 혹 앨범의 완성도가 높더라도 mp3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인기 있는 노래와 실제로 많이 팔리는 노래가 달라져 버린 가요계의 특수 상황으로 보아 예전처럼 100만장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일까. 가요계 관계자는 "마니아가 많은 서태지나, 10·20대 팬이 위주인 조성모보다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김건모에게 기대를 걸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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