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朝三暮四)'.현대자동차가 최근 이익은 가능한 줄이고(朝三), 배당은 약간 늘린(暮四) '애매한' 경영실적을 내놓자, 수익 평가와 주가 전망을 놓고 증권가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노조가 지난해 사상최대 이익을 올린 것을 겨냥해 춘투 때 '분배'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 확실한 만큼 사측이 이에맞서 이익을 최대한 줄여 발표한 것으로 실제 경영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올해 불투명한 자동차 경기 전망과 경영진의 주주가치 홀대로 인해 상승 랠리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15일 지난해 매출(26조3,369억원)과 순이익(1조4,435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7%와 19%씩 늘어나며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대규모의 개발비 회계 변경과 판매보증 충담금 전입액 반영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2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동부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개발비를 올해 모두 반영했고 무상 보증수리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전입액을 미리 손익계산서에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회계기준 변경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오히려 32%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증권 최대식 연구원도 "올해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과 지분매각으로 4,625억원의 현금이 들어오는 등 재무구조가 좋고, 경유 승용차 허용 등도 현대차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신경제연구소 김상익 연구원은 "올해 국내외 경기위축과 소비심리 악화에 따라 자동차 판매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유가, 환율 등 거시지표도 불안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자동차 경기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 면에서 상승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주주가치에 대한 무관심과 시장의 불신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2%포인트 높은 액면가 대비 17%(주당 850원) 배당을 결의했지만, 주가를 감안한 시가배당률은 시장 금리에도 못미치는 2.7%에 불과하고 순이익 가운데 주주 배당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16.8%에 불과하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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