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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주목되는 평검사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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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주목되는 평검사들 목소리

입력
2003.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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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과 국민신뢰 회복 등 검찰의 당면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한 15일 서울지검 평검사 회의는 성과를 떠나 회의가 열린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검사동일체 원칙이라는 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답답할 정도로 폐쇄적이고 경색된 검찰조직 내부에서 평검사들의 조직화한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은, 검찰이 달라져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와도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1999년 2월 대전 법조비리 사건 당시 고위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전국 수석검사들이 검찰개혁 문제를 논의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특정 사안에 대한 연판장 운동 같은 움직임은 더러 있었지만, 특정 검찰청 평검사 전원이 한자리에 앉아 현안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7일에도 몇몇 검찰청에서 평검사 회의 일정이 잡혀 있고, 이 달 안에 대다수 검찰청에서 비슷한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하니 그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지검 회의에서 가장 주목받은 논의는 검찰총장 임명 제도였다. 검사들은 평검사가 참여하는 총장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후보 가운데서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권력으로부터의 중립이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그 타당성은 재론의 여지도 없다고 본다. 조직의 추천을 받은 검찰총수는 권력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지고, 그렇게 되면 정치적인 사건이나 정치인이 관련된 사건 처리 때마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아무리 건설적인 논의라도 법과 제도에 반영되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 검찰 수뇌부는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평검사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수렴해 법제로 이행시킬 의무가 있다. 이번에도 신뢰회복을 하지 못하면 검찰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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