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금연을 다짐했다가 다시 담배의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 조사에서도 설만 지나면 연초 줄었던 담배 판매량이 다시 늘어난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서홍관·김철환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금연클리닉을 방문해 6개월 후까지 금연을 성공한 사람은 3명 중 1명. 금연을 작심하고 병원까지 찾아간 흡연자도 60% 이상이 실패했다는 얘기다.어렵게 결심한 금연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은 금단 증상. 기분이 불쾌하고 우울해지며 짜증이 심해지는 등 심리적인 증상에다가 식욕 증가, 집중력 저하, 두통, 변비, 구강건조, 극심한 피로, 불면증, 기침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동반된다. 이런 증상은 대개 보름을 전후해 줄어들면서 한 달 정도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금연초나 니코틴 패치 등이 증상 완화에 다소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는 평상시 금연에 도움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편이 낫다.
물을 많이 마셔라
물은 몸 속에 축적된 니코틴 등 유해물질을 녹여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물, 특히 약한 알칼리 수를 하루 2리터 이상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도 니코틴과 결합해 독성을 제거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따라서 흡연욕구가 생길 때마다 물이나 녹차, 과일주스 등을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담배 한 개비는 비타민C 25㎎을 파괴한다. 비타민C가 부족해지면 백혈구가 감소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는 딸기, 키위, 감자, 고추, 피망, 브로콜리, 파슬리, 오렌지, 레몬 등이 있다.
베타카로틴을 많이 함유한 시금치와 같은 녹색채소나 오렌지, 당근, 멜론도 많이 먹을수록 좋다. 베타카로틴은 인체 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기관지와 폐 점막을 재생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샐러리, 토마토, 양배추와 콩 등도 금연할 때 도움이 되는 식품. 특히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큰 샐러리를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밥과 야채는 금연으로 생기는 변비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장내의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검은 콩은 장기간 흡연으로 인해 손상된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이뇨 효과가 탁월해 체내에 쌓인 독성을 소변으로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한다.
파래, 된장 등 니코틴 제거에 효과적
몸 안에 축적된 니코틴을 제거하는 식품으로는 복숭아, 무, 된장, 파래, 녹차 등이 있다. 특히 파래에는 니코틴을 제거하는 메틸 메타오닌과 손상된 폐 점막을 재생·보호할 뿐만 아니라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A를 다량 포함하고 있다. 된장 역시 혈액 내의 니코틴을 분해해 소변으로 배설하는 역할을 한다.
담배를 피우면 혈액에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혈청지질, 콜레스테롤 등이 늘어나 폐질환, 심장순환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역, 김, 파래 등 혈액을 맑게 해주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솔잎은 혈관 내벽을 튼튼하게 하고 혈관을 확장시키며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서큘레이션'지 최신호에 담배를 많이 피우는 흡연자가 생선을 먹으면 흡연으로 손상된 동맥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생선의 타우린이 동맥경화를 막고 심장병이나 심장발작을 어느 정도 예방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어, 고등어, 정어리 같은 등 푸른 생선과 문어, 오징어, 연어 등 오메가 지방산이 많은 어류가 좋다.
탄산음료와 카페인 피해야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가 절대 피해야 할 식품도 있다. 콜라나 사이다 등과 같은 탄산음료나 술, 커피 등은 흡연 욕구를 부추기 때문이다. 특히 금단증상으로 불면증이 생긴다면 오후 2시 이후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 홍차는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흡연자들은 습관상 오랜 시간 운전을 하거나 컴퓨터를 할 때 담배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오이나 당근 같이 휴대가 간편한 야채나 볶은 콩, 다시마 조각 등을 휴대해 담배 대신 먹도록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손정우 교수>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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