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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복제양 돌리 안락사/인간복제 위험성 논란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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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복제양 돌리 안락사/인간복제 위험성 논란 커질듯

입력
2003.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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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복제양 돌리가 진행성 폐질환 때문에 14일 여섯 살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연구소는 이날 폐 질환을 앓고 있는 돌리에게 약물을 주입, 안락사 시켰다고 밝혔다. 로슬린 연구소는 돌리의 사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해부에 들어갔으며 검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돌리의 사체는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에 전시된다.최초의 복제 포유동물인 돌리의 사망은 인간복제의 위험성과 윤리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 돌리에게 나타난 조기 노화 현상들이 복제인간에게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돌리의 죽음은 같은 방법으로 2000년 4월 탄생한 호주의 복제양 마틸다가 6일 돌연사한 점과 맞물려 복제의 불완전성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생명체 복제 반대론자들은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 연구소가 돌리의 정확한 사인조사를 위한 완전부검을 진행 중인데도 벌써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양의 보통 수명이 11∼12세인 점에 비춰 돌리가 6세로 사망한 것은 복제 자체에 내재된 위험성을 드러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돌리는 최근의 진행성 폐 질환을 앓기 이전에 이미 만 3살 때인 1999년부터 노화증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에는 관절염 증상을 보였다. 진행성 폐질환은 특히 일반적으로 늙은 양, 특히 옥내에 가둬 키우는 늙은 양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학계에서는 돌리의 진정한 나이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돌리가 현실적 나이인 6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세포를 빌려온 당시 여섯 살 난 어른 양의 노화 상태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추측이다.

하지만 로슬린 연구소의 돌리 복제팀장이었던 이언 윌머트 교수는 돌리가 관절염을 제외하고는 새끼 네 마리를 낳고도 건강한 상태였으며 소염제 치료에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돌리의 사망이 복제의 부작용이란 명확한 증거는 없는 상태다.

현재 국제적 관심은 돌리의 완전부검 결과에 쏠리고 있다. 해부검사는 돌리가 앓은 진행성 폐 질환과 조로(早老)와의 연관관계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복제 과정과 돌리의 사망간에 존재할 모종의 관계를 판단하는 데도 핵심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복제는 동물복제를 훨씬 능가하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윌머트 박사 등 복제 전문가들은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해봐도 복제인간은 참혹할 정도로 단명하거나 중대한 장애를 갖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첫째는 높은 유산율이다. 지금까지 시도된 동물복제 실험에서 자궁에 착상된 태아는 6마리 중 5마리 꼴로 자연유산됐다. 지난해 2월 태어난 최초의 복제 고양이 'Cc'의 경우 연구진은 188차례의 복제시도 끝에 82개의 배아를 얻었지만 출산에 성공한 것은 한 마리에 그쳤다.

둘째는 태어난다 하더라도 24시간 안에 심장이나 폐, 신장 이상으로 사망하기 쉽다.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나도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성체에서 복제된 동물은 DNA 자체가 나이 든 것이기 때문에 조로하는 경향을 보인다. 복제과정의 결함으로 인한 유전자 정보 교란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 국내학자들 반응

돌리의 안락사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으며 복제-노화-수명의 상관관계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는 "1999년 태어난 국내 최초의 복제젖소 영롱이는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수명이 정상소보다 짧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며 "복제동물의 수명은 동물에 따라 다른 연구결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복제동물의 텔로미어(염색체 말단 부위로, 노화할수록 길이가 짧아짐) 연구는 양과 소에 대해 실시됐으나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영국 로슬린 연구소는 복제양의 텔로미어가 정상 양보다 짧은 것을 확인했으나 미 코네티컷대 제리 양 연구팀은 100두 이상의 소를 분석한 결과 복제와 텔로미어 길이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황 교수는 "돌리 안락사의 원인인 진행성 폐렴은 보통의 양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라며 "돌리가 조기 노화로 저항력이 약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단순한 환경요인에 의한 사망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는 "심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를 위해 복제돼지 연구가 활발한데 이 경우 돼지심장의 노화 속도가 중요하다"고 복제동물의 수명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돌리의 사망은 복제의 한계를 뜻하는 것만이 아니라 노화와 수명의 비밀을 밝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자들은 "복제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미완의 기술이라는 점에서 인간에게는 결코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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