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시단]계절의 길목에서 물빛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시단]계절의 길목에서 물빛은

입력
2003.02.17 00:00
0 0

계절의 길목에서 물빛은/허만하

지난해 모래사장에 벗어 던진

무수한 발자국들을

말끔히 지우고 있는 밀물 소리

한 젊은이가

육지와 바다의 경계선을 밟고 있다

순간마다 자리를 옮기는 경계선

해운대 아침 바다 물빛이 머금는

불영사 계곡 소나무 살갗 빛

몸 안에서 울어나는 맑은 홍색

농도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엷은 금빛이 배어 있는 홍색

시대는 변하는 것을 노래한다

노회한 문법을 거부한다

찬바람이 머금고 있는 매화의 숨결

수평선 위에 떠오른 섬 같은 유조선 한 척

계절보다 천천히 흐르고 있다

시인의 말

정갈한 겨울바다 물빛이 철 따라 미묘하게 변하던 울진 불영사 계곡 춘양목 줄기 빛깔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순간을 보았다. 그것이 올해의 첫 봄빛이었을지 모른다.

● 약력

1932년 대구 출생 경북대 의대 졸업 시집 '해조'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산문집 '부드러운 시론' '낙타는 십리 밖 물냄새를 맡는다' '길과 풍경과 시' 등 박용래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 수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