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도 지음 황금가지 발행·전4권 각권 1만2,000원이영도(31·사진)씨가 판타지 장편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펴냈다. 이씨는 베스트셀러 '드래곤 라자'로 잘 알려진 판타지 작가다. '한국의 반지의 제왕'으로 불리는 그의 신작은 이전 작품과 달리 한국적 소재를 채택했다. 제목은 백성들이 흘려야 할 눈물을 대신 마시는 왕, 백성의 슬픔과 고통을 대신 짊어질 수 있는 왕을 뜻한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지배자인 왕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공포를 그린 환상소설이다.
닭의 모습을 닮은, 강하지만 이기적이어서 협력할 수 없는 레콘족, 비늘이 있는 변온 체질로 반(半) 불사인 나가족, 종족 중 가장 나약한 인간족 등이 등장한다. 피와 폭력을 두려워하는 도깨비족에 대한 묘사에는 한국적 정서가 강하게 배어있다. 성당이나 신부 등 기존 판타지 소설의 배경과 인물 대신 절과 스님 등을 사용한 것도 독특하다.
네 종족이 어울려 살던 세계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누명을 뒤집어쓴 한 나가족이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를 구하기 위해 나머지 세 종족이 구출대를 만들고 무사히 구조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험난하다. 본격적 모험이 시작되는 길이기도 하다. 조화롭게 살던 종족들이 전쟁을 벌이게 되고 혼란 중에 왕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왕은 '백성의 눈물을 대신 마셔주는' 짐을 질 인물이다. 이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씨의 말솜씨가 유창하다. '두억시니(모질고 악한 귀신)'같은 우리말을 찾아내는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인터넷 독자들의 열광은 뜨겁다. 팬 사이트 곳곳에서 작품의 등장인물과 지명, 사물 등에 대한 분석을 올려놓았다. 작품 배경 '하인샤 대사원'이 '해인사'에서 나왔다든지, 도깨비들이 인간을 '킴'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 민담의 도깨비들이 인간을 '김서방'이라고 부르는 데서 나왔다든지 등의 해석이 기발하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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