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산물 관세 및 보조금 인하에 대한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의 세부원칙 초안에 '수용 불가 원칙'을 천명한 가운데 호주 등 농산물 수출국들까지 불만을 표시, 협상 타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농산물 수입국측인 유럽연합(EU)의 프란츠 피슐러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13일 "세부원칙 초안이 균형감을 크게 상실한 채 지나치게 미국의 입장만 반영하고 있다"며 "초안을 크게 손질한 세부원칙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농수상도 13일 도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관세 인하 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며 "초안이 형식적으로 우루과이라운드(UR) 방식을 택하기는 했으나 실제로는 모든 농산물을 예외 없이 관세 상한선으로 묶자는 편향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쌀이 현재 kg당 각각 450엔, 440엔에 수입되고 있는데 이 초안이 발효될 경우 수입가가 300엔 밑으로 떨어져 일본 쌀 농가는 와해 된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수출 17개국 모임인 '케언즈 그룹'의 일원인 호주의 마크 베일 농업장관은 도쿄 주재 호주 대사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초안이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진정한 내용을 포함하지 못했다"며 "협상 타결을 위해 핵심 사안인 농업 협상에서 타협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도쿄 비공식 각료회담에서 절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일 장관은 또 일본이 호주산 쇠고기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에 따라 관세를 인상하려는데 반대한다는 입장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이번 초안에 원칙적으로 환영 입장을 취하면서도 "초안이 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농업 관세가 인하돼야 하고, 농업 보조금도 더 깎아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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