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얇게 벗겨내는 미용 치료법으로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스털 필링'(피부 박피술)은 미용술이 아닌 의료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피부미용실 등에서 일반 피부관리사들이 의사의 감독 없이 피부 박피 시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서울지법 형사8단독 이민영(李珉榮) 판사는 13일 의사 면허가 없는 피부관리사들에게 크리스털 필링을 시술토록 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기소된 K피부과 원장 안모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크리스털 필링은 의료행위로 봐야 하지만, 피고인은 진찰 후 피부 상태에 따라 시술 강도를 지정하고 화학적 박피술은 전문의에게 직접 시술토록 한 점, 피부 관리사에게는 의사 감독 하에 기계적인 시술만 하도록 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크리스털 필링은 미용 목적을 넘어 여드름, 기미 제거 등 피부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도 많고, 전문적인 지식 없이 환자의 피부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시술할 경우 피부 손상 등 위험성이 있는 만큼 의료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대리인인 전현희(全賢姬) 변호사는 "그동안 기준이 모호했던 크리스털 필링을 의료행위로 인정한 것으로, 피부미용실에서 의사 면허가 없는 피부관리사들의 시술을 엄연한 위법 행위로 규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털 필링이란 크리스털 가루를 이용해 피부를 얇게 벗겨내는 미용 치료법으로, 시술이 간단하고 시술을 받은 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점 때문에 성행하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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