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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감원바람" 다시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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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감원바람" 다시분다

입력
2003.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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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증권사에 다시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 합병에 따른 조직 비대화와 가계대출 부실에 따른 실적 악화, 그리고 오랜 증시침체의 여파로 은행과 증권사들이 인력재배치 등을 통해 소리 없는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국민은행은 5일 본부조직을 20본부 85개 팀에서 14본부 63개 팀으로 축소 개편한 데 이어 이르면 이번 주말 있을 지점장급 인사에서 실적 위주의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추진할 방침이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지점장을 실적이 좋은 지점장 밑으로 파견하는 이른바 '지점장 밑 지점장' 제도를 도입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실적부진 지점장 정리차원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고 보고 올해는 추진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에 따른 부분적인 감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10일 본점 부장과 지점장 663명 중 333명의 인사를 실시하면서 영업실적이 부진한 30여 명의 지점장을 조사역으로 발령했다. 지난해 실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 30% 지점장은 규모가 크거나 비중 있는 점포에 영전됐고, 하위 30%는 규모가 작은 점포로 좌천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달 중순에 있을 일선 행원 인사를 포함해 300여 명 정도를 재교육이나 전직교육 대상자로 솎아낼 계획"이라며 "직원 사무실 유지비 등으로 은행이 부담하는 비용이 연봉의 2배가 넘기 때문에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계속 끌어안고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본부 부서장과 지점장 인사를 단행한 외환은행도 실적이 나쁜 40여 명의 고참 지점장을 후배 영업본부장 밑으로 배속했다. 또한 19개 영업본부장을 모두 사퇴시키고 대신 2년 계약제 본부장으로 전환했다.

하나은행은 1,472명인 본부 인력을 5월 전산통합이 끝나면 필수인원만 남기고 영업점으로 돌려 본격적인 실적경쟁을 벌이도록 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의 경우 한화증권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일부터 사원부터 부장까지 근속 5년 이상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한화증권은 희망퇴직 인원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퇴직자가 원할 경우 투자상담사로 채용할 계획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6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 임원진을 35명에서 9명으로 4분의1 가량 감원했다. 현대증권도 조만간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적자 점포를 중심으로 점포수를 축소하고 인력도 대폭 감원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오랜 증시 침체로 인한 경영난과 8월 시행 예정인 방카슈랑스, 인수합병 등 금융권 판도변화로 인력 구조조정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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