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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로 피플/ 경실련 서울시민사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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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로 피플/ 경실련 서울시민사업국

입력
2003.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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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습니다."'공룡 도시' 서울 시정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시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서울시민사업국이 11일 시의회 임시회 개회에 맞춰 첫 활동을 시작한 것. 서울시 행정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단체가 중앙정부는 감시하면서도 서울시에는 관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울시에 대한 일상적, 체계적인 비판과 감시가 사실상 없었습니다. 서울시가 얼마나 큰 곳입니까. 1,000만명이 넘는 인구, 10조원이 넘는 예산, 정말 거대 조직 아닙니까. 시민 생활에 영향 주는 것들,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시민사업국을 지휘하는 박완기(39) 국장이 전하는 발족의 동기다. 그는 수원시 등 지역 경실련에서 10년 넘게 자치단체 감시활동을 해온 이 분야의 베테랑 시민운동 활동가. 강지형(32) 김건호(32) 서미성(33) 이민규(30)씨 등 비슷한 연배의 패기있는 간사들도 뭔가 일을 저질러 보자며 의기투합해 있다.

사실 서울에서만 없었지 다른 지역에선 시민단체의 지자체 감시가 보편화해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는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시민단체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서울시는 시민감시국의 출범에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사업을 설명하겠다는 서울시 공무원의 전화가 매일 몇통씩 걸려온다. 몇몇 부서의 책임자들은 종로구 신문로2가에 있는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사업 내용을 설명하기도 한다.

시민사업국의 첫번째 감시대상은 시의회. 시의회가 잘해야 서울시도 잘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판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의정모니터링을 책임지는 강지형 간사는 "도시대학, 지방자치대학 같은 시, 구의원 대상의 교육프로그램을 경실련 안에 설치, 서로 건강한 협력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의원평가를 실시, 잘한 의원을 시민에게 널리 알리겠다고도 한다. 시, 구의원과 네트워크를 형성, 사안에 따라서는 힘을 합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동안 시의원과 시민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고 말하는 강간사는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이번 임시회에서 시민사업국이 주안점을 두는 것은 크게 3가지. 지역균형발전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유보시키고 청계천 복원 및 버스요금 인상을 근본부터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김건호 간사는 "시가 만든 지역균형발전지원에 관한 조례는, 자치구 재정능력 불균형 해소와 같은 근본 처방은 등한시한 채, 강북 뉴타운만 개발하면 지역 불균형이 없어지는 것처럼 돼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용 보완이 이뤄질 때까지 조례 제정을 미루도록 시의원을 설득하겠다는 것.

문제가 얽히고 설킨 청계천 복원은 밀어붙이기식 추진을 경계하고 시민 편의 개선 없는 버스요금 인상도 물고 늘어지겠다고 한다.

시민사업국이 시의원, 시 공무원만 상대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 현안이 떠오를 때마다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과의 공감대를 넓혀 나가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주민과 행동을 같이할 각오도 돼 있다. 시의회 방청단을 모집, 이번 임시회를 함께 모니터하기로 한 것도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민사업국은 이와 함께 시민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대학생 서울 문화 탐방 모임인 '길바라기'를 11일 조직, 운영하기 시작한 이민규 간사는 "청계천 복원 같이 중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현장을 방문, 문화지도를 만들고 정책 대안을 찾는 모임으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미성 간사는 학부모와 어린이를 상대로 한 경제교실과 영상모임 등을, 김건호 간사는 축구동호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박완기 국장은 "서울 시정의 주체는 바로 1,000만 시민"이라며 서울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거듭 당부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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