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상 최저치 지수를 연거푸 갈아치우며 바닥으로 추락한 코스닥시장이 좀처럼 일어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코스닥시장은 한반도안보 위기(컨트리 리스크), 무디스 신용등급 하락 등 대내외적인 변수가 생길 때마다 거래소에 비해 유달리 큰 폭의 지수 하락을 보였다. 더불어 코스닥의 시가총액도 계속 줄어서 전성기였던 2000년 3월의 시가총액 120조원과 비교하면 지금은 70%가 증발한 37조원에 그치고 있다. 거래소 시가총액 239조원과 비교해도 15% 수준에 불과하며 거래소 단일종목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43조원에도 못미친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이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의 부실을 드러내며 허약체질로 변한 이유는 정보기술(IT)경기 약세, 수급불균형, 위기 대처능력 부족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 때문이다. 우선 코스닥시장의 주종목이 대부분 IT업종이다 보니 전세계적인 IT경기 침체로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상승모멘텀이 실종됐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나스닥지수와 같은 방향성을 지녔다"며 "지난해 10월 미국 증시 폭락이후 코스닥지수의 회복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구잡이로 늘어난 종목도 수급 불균형을 낳고 있다. 2000년에 400개에 불과했던 코스닥 종목은 현재 865개로 3년 사이에 2배이상 증가했다. 심층적인 기업 분석없이 수량만 늘려놓은 종목 급증은 외국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또 대부분의 코스닥 기업의 업력이 짧다보니 환율, 유가 등 경기변동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등 거래소 기업들은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자 환율위험 회피수단을 이용해 적극적인 위험관리를 하고 있으나 코스닥기업들은 이 같은 위험회피수단이 없다 보니 앉아서 당하고 있다. 신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이 같은 문제점이 태동국면과 무차별 상승국면을 거쳐 거품해소 및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노출됐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거품이 걷히고 저평가 국면에 진입한 단계여서 종목 차별화가 진행중"이라고 지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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