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 등록기자 340명. 상시 출근기자 250명. 취재 대상인 인수위원은 25명. 이번 인수위 취재는 기자들에게는 '전쟁'이었다. 새 정부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에 취재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인수위측의 보안과 신경전도 대단했다.인수위는 보안을 이유로 기자들의 인수위 사무실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때문에 기자들은 관계자들과 전화 통화를 시도하거나, 사무실 문 밖에서 '뻗치기(무작정 기다리기)'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인수위 복도는 늘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뤄 마치 새벽 인력시장을 연상케 했다. 인수위원들을 접촉하기 위해 기자들은 식사 시간에 따라 붙기, 화장실 갈 때 쫓아가기, 담배 한 대 피자고 전화로 유인해 내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일부 인수위원들은 "기자들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 가겠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새 정부의 요직 인선은 기자들이 가장 첨예하게 맞붙었던 취재 거리였다. 많은 기자들은 문희상 비서실장 내정자,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 신계륜 인사특보 집 앞에서 거의 매일 밤 진을 쳐야 했다. 그러나 문 내정자는 시내에 거처를 잡아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신 특보는 아파트 주차장 출구를 입구로 몰래 이용해 기자들을 '헛고생'하게 만들었다. 취재 과정에선 몇 가지 사고와 기자·인수위간 갈등도 벌어졌다. 노 당선자와 경제 2분과간 정책간담회 녹음테이프가 도난 당해 일부 기자들이 용의자로 지목된 것이 대표적인 사고. 또 인수위는 매일 '인수위 브리핑' 이라는 자체신문을 제작해 그날의 몇몇 언론 보도를 점찍어 '오보'라고 정면 비판해 기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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