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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北 중개役 요시다 다케시 밝혀 /2000년 3월 DJ "베를린 선언" 직전 "南北 싱가포르서 비밀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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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北 중개役 요시다 다케시 밝혀 /2000년 3월 DJ "베를린 선언" 직전 "南北 싱가포르서 비밀협상"

입력
200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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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금강산 사업에 깊숙이 개입해 온 조총련계 재일동포 2세인 요시다 다케시(吉田孟·55) 신니혼산교(新日本産業) 사장은 12일 정부가 그동안 강력하게 부인해 온 2000년 3월 초 싱가포르에서의 남북 당국간 비밀협상이 사실이라고 밝혔다.특히 싱가포르 비밀협상이 남북 정상회담의 시발점으로 평가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한국시간 3월10일 새벽) 직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베를린 선언도 남북간 비밀협상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요시다씨는 이날 본지와의 단독 전화인터뷰에서 "2000년 3월8일부터 10일 사이에 싱가포르에서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한 조선아태평화위 송호경 부위원장이 만나 남북 정상회담의 예비협상을 시작했다"며 "그 사전 세팅(준비)을 내가 했다"고 밝혔다.

요시다씨는 "정몽헌(鄭夢憲) 당시 현대그룹 회장과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도 그때 싱가포르에 있었으나 협상에 참석하지는 않았다"면서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두 사람과 나는 협상장 주변에서 기다렸다"고 말해 초반 비밀협상이 당국자 중심으로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언급은 2000년 4월10일 남북 정상회담 발표 때 정부가 '사전협상을 3월17일 상하이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밝힌 것과 다르며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싱가포르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한 내용과도 다른 것이어서, 이 비밀협상 사실을 숨긴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요시다씨는 또 "당시 정몽헌, 이익치씨는 박 장관과 송 부위원장의 협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논의되는지를 몰랐다"면서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상세한 협상내용은 박 장관과 송 부위원장만이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현대의 대북 송금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북한 같은 나라와 정상회담을 하려면 어떤 형식이든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송금문제는 최근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부인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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