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앞에서 진짜 초능력을 보여준다면 100만 달러를 주겠다."'초능력은 없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원로 마술사 제임스 랜디(74)씨가 16일 오후 7시 첫 방송되는 SBS TV '도전! 100만 달러 초능력자를 찾아라'를 통해 국내외 자칭 초능력자들과 한판 대결을 펼친다. 1960년대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서 온 몸을 결박한 채 헬리콥터에 매달렸다 탈출하는 등 기상천외한 마술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그는 부상으로 마술을 그만둔 뒤, 초능력자의 속임수를 밝히는데 매달려왔다. 특히 눈빛만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리 겔라의 사기극을 밝혀내면서 '초능력자 사냥꾼'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랜디씨는 96년부터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재단을 설립해 상금을 걸고 초능력자들과 대결하는 '100만 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프로그램 녹화를 위해 11일 방한한 그는 "아이슬란드 등 몇 나라만 빼고 전세계를 돌며 수백명의 자칭 초능력자를 만났지만, 돈은 아직 그대로 있다" 며 "이번에 첫 시도되는 방송을 통한 공개 검증에서도 상금을 타갈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전! 100만 달러…'는 해외의 경우 PD 검증단이 초능력자들을 찾아가 1차 검증을 실시해 통과하면, 스튜디오에 불러 랜디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최종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인은 바로 스튜디오에 나와 검증을 받는다. 첫 도전자인 일본인 아키야마 마코토씨는 동전을 이마에 붙여 탑처럼 쌓는 초능력을 보였지만 접착성있는 피지(皮脂)를 이용한 속임수로 밝혀졌다.
랜디씨는 초능력자 사냥에 일생을 건 까닭을 묻자 "그들 중 일부가 속임수로 막대한 부와 명예를 쌓고 염력을 이용한 의료행위로 생명까지 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능력은 마술처럼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간혹 새 수법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수 백년동안 쓰여온 트릭들을 응용한 것이다. 사람들이 속아넘어가는 것은 멍청해서가 아니라, 언론 등이 제대로 된 검증없이 신비한 현상으로 소개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몇 해 전 미국 TV에 소개된, 손 대지 않고 탁자에 놓인 담배를 굴리는 초능력 시범을 보인 뒤 "여러 과학자들이 수만 달러를 들여 과학적으로 검증한다고 난리를 피웠지만 나는 돈 한 푼 안들이고 속임수를 밝혀냈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 굴린 것이다"고 소개했다. 진짜 초능력자가 나타나 상금을 거머쥔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다시 돈을 마련해 프로젝트를 이어갈 생각이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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