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라크 지원과 대미 성전을 촉구하는 빈 라덴의 육성 녹음이 공개되면서 미국에는 제2 테러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최근 테러경계 수위가 두번째로 높은 오렌지 코드로 격상된 상황에서 빈 라덴의 육성 메시지가 TV를 통해 방송되자 미국 시민들은 비상용품 사재기에 나서는 등 극심한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특히 미국의 주요 방송들이 전날 연방비상관리청이 발표한 재난대처 국민행동요령 등을 거듭 내보내자 테러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지목된 워싱턴과 뉴욕 주변의 시민들은 방과 창문 틈새를 봉하는 테이프, 배터리 작동 라디오, 손전등, 안전모, 비상 식량 등을 찾아 상점으로 몰려 들었다. 이 때문에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한 상점은 이날 오후 일찍 비닐 테이프 등이 동이 나 새로 주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또 버지니아주 패어팩스시티의 가정용품점 홈디포는 입구 정문에 오렌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비상용품 구비'라는 표시를 한 뒤 상품을 진열해 놓기도 했다. 한 주민은 "테러 경보가 아주 구체적이어서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관리들은 "빈 라덴의 이라크 지원 메시지가 알 카에다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간 연계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하며 이라크 공격의 명분으로 삼을 태세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알 자지라 방송이 테이프를 공개하기 직전 "테이프 내용은 알 카에다의 지도자가 이라크와 협력 체제에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알 카에다와 이라크 연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미 중앙정보국(CIA)의 조지 테닛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에서 "정보 관리들이 양측의 관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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