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무디스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현재의 '긍정적(Positiv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두 단계 낮췄다.미국 뉴욕의 무디스 본사와 재정경제부 권태신(權泰信) 국제금융국장은 11일 낮 12시 "무디스는 북한행동 및 국제사회의 대응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이는 중간 단계인 '안정적(Stable)' 전망을 거치지 않은 채 두 단계 등급을 낮춘 것이다. ★관련기사 3·17·35면
이번 전망은 지난달 20일 한국을 방문한 무디스 신용평가단이 "4월 방한 때까지 신용등급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던 방침을 불과 2주 만에 뒤집은 것이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무디스는 발표문에서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추방,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영변 핵시설 재가동 등 최근 일련의 조치가 과거보다 과격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평가하고 "북핵 문제가 악화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새 정부가 안보환경 악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외환위기 이후 보여왔던 성공적인 경제성과를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이에 따라 국가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담배인삼공사, 국민은행 등 국내 대표기업의 외화표시 채권 전망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편 다우존스는 이날 "S&P가 한국에 대한 현재의 '안정적' 장기신용등급은 '적절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피치도 현재로선 신용 전망을 변경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무디스와 S&P 등은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이후인 3월이나 4월께 한국을 방문해 북핵 위기의 진행과정과 새 정부의 경제정책 등을 재평가, 신용등급 전망 조정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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