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요구에 '항복' 해 주주친화 경영으로 돌아서는 기업들이 잇따르면서, 기업을 움직이는 '투자자(주주)의 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11일 주식시장에서 웅진코웨이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중인 쌍용화재 인수에 지분 참여를 하지 않기로 하자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 대신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 회사의 고유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4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웅진코웨이와 웅진코웨이개발, 윤석금 회장이 일정한 비율로 나눠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웅진코웨이의 인수 참여를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많아 지분참여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웅진그룹이 쌍용화재 인수를 공식화한 이후 웅진코웨이 등 계열사들의 지분참여에 대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문어발 투자"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잇따라 제기되자 회사측이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셈이다.
풀무원도 지난달 10개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를 설립키로 한 이후 주가가 연일 폭락하자 이달 초 비상장 자회사에 대한 합병을 연기하고 자회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연결재무제표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회사측의 이 같은 발표로 풀무원 주가는 하락을 멈추고 다시 반등했다.
당초 투자자들은 풀무원의 기업분할로 인해 비상장된 자회사의 경영정보가 차단될 수 있고, 대주주가 비상장 자회사와 지주회사(풀무원)간의 주식 스왑거래로 차익을 챙길 수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가치주'로 불리며 잘 나가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로 번지자 회사측은 이사회를 열어 기업분할의 투명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공정한 평가방법이 확보될 때까지 비상장회사인 풀무원테크와 풀무원샘물에 대한 현물출자 또는 합병승인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한양증권 홍보영 연구원은 "기업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제거됐고 생식품 수익성과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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