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또 하나의 '깜짝 인사'를 했다. 이날 청와대 홍보수석에 내정된 이해성(李海成) 씨와 대변인으로 발탁된 송경희(宋敬熙·사진) 씨는 모두 하마평에 전혀 오르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평소 노 당선자와 특별한 교분이 없었고 발표 전에 사전 접촉조차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직속상관이 될 핵심관계자조차 "나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토로하고 인수위 인사들이 "벼락맞은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인선은 파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노 당선자측은 두 사람의 발탁 이유로 개혁성과 참신성, 업무능력을 들었다. 노 당선자는 이 내정자가 MBC 시사매거진 2580 부장으로 일하면서 보여준 개혁성과 업무능력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정자는 노조 부위원장 등을 지낸 전력에 비춰 새 정부의 개혁조치에 대한 전략적 홍보와 함께 언론개혁까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송 내정자는 아나운서 출신으로 방송을 잘 아는데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마치는 등 학문적 소양까지 갖춘 여성 전문가라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한다.
그러나 "노 당선자와 정치적 인연이 전혀 없어 노 당선자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두 사람이 국정 홍보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회의론도 상당하다. 인사가 발표된 뒤 기자간담회 도중 송 내정자가 노 당선자와 일면식도 없다는 사실 등을 스스럼없이 공개하자 배석해있던 인수위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서둘러 끝내도록 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이 내정자도 노 당선자와 안면은 있었지만 사전 면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있는 인사중 대변인 후보였던 김현미(金賢美·여) 부대변인은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으로 자리가 조정됐다. 이광재 기획팀장은 국정상황실장, 정만호(鄭萬昊) 인수위 행정실장은 정책상황비서관, 문학진(文學振) 민주당 하남지구당위원장은 정무1비서관, 인수위 박재호(朴載鎬) 전문위원과 천호선(千皓宣) 전무위원은 각각 정무2비서관과 국민참여수석실 비서관에 내정됐다. 또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비서관에 이호철(李鎬喆)씨,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에 박종문(朴鍾文) 인수위 국민참여센터 부본부장, 연설담당 비서관에 윤태영(尹太瀛) 당선자 비서실 공보팀장 등이 각각 내정되는 등 비서관급 40여명의 자리가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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