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다이어트 식품을 탤런트 등을 앞세운 허위광고를 통해 다량 판매한 유명 다이어트 제조·판매업체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더욱이 이들은 설사 유발성 성분은 물론, 발암성 공업용 원료까지 무차별 사용해왔으며, 이로인해 소비자들이 복통과 피부병 등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지검 형사2부(조근호·趙根皓 부장검사)는 10일 공업용 에틸알코올과 소다회로 각각 다이어트 제품을 만든 한국기능식품개발 대표 김모씨와 앤드로바이오텍 대표 김모씨, 이들 회사에 알코올 등을 공급한 초원케미칼라이프 대표 박모씨 등 7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건강보조식품을 알선 판매한 의사 정모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구속기소 대상에는 무면허 의료행위와 함께 허위 광고를 한 다이어트 제품 판매업체인 화이트뷰티 대표 이모씨와 뷰티엔조이 대표 조모씨도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기능식품개발은 200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서구 원당동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함유된 공업용 에틸알코올을 사용해 40억원 상당의 다이어트 제품을 제조했다. 또 앤드로바이오텍은 지난해 3월부터 옷감 탈색용 소다회와 방부제인 안식향산 나트륨 등을 사용해 수십억원대의 '살빼기' 식품을 만들었다. 또 내추럴코리아사는 2년 전부터 경기 포천군 관인면에서 설사 유발 성분인 '안트라퀴논계 물질'을 초과 함유한 8종류 식품을 가공, 방문 판매해 2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제조업체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영세업체로부터 값싼 원료를 구입해 마구 사용했다"며 "일부 제조업체는 강제 감량 효과를 위해 구토·설사 유발 성분을 넣어 달라는 판매업체의 부탁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불량제품 때문에 부작용도 속출했다. 지난해 1월 S다이어트를 통해 430만원 상당의 다이어트식품을 구입한 20대 이모씨는 복용 2주 후부터 설사 증세가 나타난 후 한달 뒤 얼굴에 종기가 발생하고 요통까지 발병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설사, 복통, 구토, 피부병에 시달렸으며 심지어 유산 위기까지 경험했다"며 "그러나 대부분 급격한 체중 감량에 따른 생리적 현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로인해 지난해 1년간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 신고만도 600건에 달했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이들 제품의 과장·허위광고도 상상을 초월했다. 효능이 증명되지 않은 '단전벨트'에 대해 독성노폐물을 방출시킨다고 과장 광고한 화이트뷰티사는 특히 인기 여성 연예인 H씨가 자사 제품을 사용해 70㎏에서 40㎏으로 살빼는 데 성공했다고 허위광고까지 했다. 또 뷰티엔조이사는 체질별로 적합하게 한방 다이어트제품을 복용케하는 것처럼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한가지 제품을 판매했으며, 역시 여성 탤런트 P씨를 내세워 효과를 자랑했지만 '엉터리 광고'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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