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새 정부의 인선 작업에 비선(秘線)의 측근이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한 언론이 각 부처 장관 후보 명단과 함께 5배수로 압축됐다고 보도하면서 명단의 작성 주체로 그의 핵심 측근을 지목했기 때문이다.노 당선자는 이날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인사추천위가 열심히 공식 절차를 진행중인 데 비선이 추천 업무를 따로 하고 있는 것처럼 돼 있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어떤 측근이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는 당선자 의중도 모르는 '비핵심 측근'"이라고 언짢아 했다.
그러나 인수위 내부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핵심 측근은 386세대 출신 젊은 참모를 의미하며 그 중에서도 이광재(李光宰) 기획팀장과 안희정(安熙正) 정무팀장이 투톱"이라며 "이들이 인사추천 과정뿐만 아니라 낙점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흔적은 여러 군데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 내정자는 "386 측근 중 누군가가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사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정무 분야 등에서도 이들에 대한 노 당선자의 의존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 때문에 노 당선자가 의도적으로 비선 시비를 차단하고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 당선자측은 현재 명단의 출처를 조사중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인선작업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 내정자는 "3배수 정도로 후보가 압축되면 논의 과정을 일부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