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걸로 여겼습니다."10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독학사 학위수여식에서 김홍칠(43·국문학)씨는 보호감호자로서 처음으로 독학사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졸업식에서 86.42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특별상을 받은 김씨는 1997년 고졸 검정고시에서 경북지역 수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공부를 하면서 보니 학위취득이라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학위를 받은 사람들 중에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농사와 목공일을 하면서 틈틈이 공부한 경북 영천의 김기태(46)씨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5월 교통사고로 무릎을 크게 다쳐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시험을 포기하지 않아 이번에 농학사 학위를 따냈다. 2000년 국문학 독학사에 이어 두 번째 학위를 받은 그는 "학위를 받는다고 새삼 달라질 것은 없지만 진리탐구는 세상살이에 가장 필요한 영양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이상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조규향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두 904명이 학위를 받았으며 평균 90.50점의 최고 성적을 얻은 이선호(40·영문)씨가 교육부장관이 주는 최우수상을, 임봉빈(35·여·국문)씨 등 11명이 방송통신대 총장이 주는 우수상을 받았다.
또한 김홍칠씨와 최고령자인 노소연(66·여·영문)씨 등 4명에게는 특별상이 수여됐다.
독학사 제도는 어려운 가정형편 등을 이유로 제때 공부하지 못한 국민에게 학사학위 취득 기회를 주기 위해 90년 도입된 제도로 지금까지 모두 7,042명이 배출됐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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