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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만 예쁜 자식인가/"겨울스포츠 쇼트트랙 편중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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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만 예쁜 자식인가/"겨울스포츠 쇼트트랙 편중 우려" 목소리

입력
2003.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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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6개, 스피드스케이팅 2개, 스키점프·컬링 각 1개.제5회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거둔 금메달 성적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10, 은8, 동10개로 중국을 제치고 99년 강원대회에 이어 종합2위를 수성하는 풍성한 성과를 거뒀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역대 대회의 재판에 불과하다. 99년 강원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도 쇼트트랙에 금메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효자종목이란 말이 그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쇼트트랙 이외 종목은 왜소해 보인다. 쇼트트랙에서 거둔 풍성한 수확이 다른 종목엔 오히려 '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쇼트트랙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냈으니까 더 많은 예산과 지원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성적이 좋지 않은 종목은 그나마 빈약한 지원마저 끊기게 된다는 절박한 이유에서다.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가 따낸 총 금메달은 32개. 이중에서 쇼트트랙이 거둔 것이 21개. 동계 올림픽에선 11개의 금메달 모두 쇼트트랙에서 건졌을 정도다. 세계선수권대회도 다르지 않다. 88년 이후 따낸 44개의 금메달 중 스피드스케이팅 3개를 제외하면 온통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처럼 한국 빙상의 쇼트트랙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 메달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컬링경기연맹 김병래 회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비인기종목은 경기장도 없이 이곳 저곳을 전전하면서 훈련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쇼트트랙 이외 종목은 모두 빈사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외롭게 메달전선을 지키고 있는 쇼트트랙만으로는 한국빙상의 수준을 도약시키기도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빙상계의 한 원로인사는 "같은 동양권이면서도 일본과 중국은 피겨 등에서 이미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갖고 있다"며 "이들 국가를 벤치마킹하더라도 소외종목을 육성할 수 있는 장기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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