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프로젝트를 혼자서 해결해 나가면서 자신도 몰랐던 잠재력을 깨달았습니다." (박지원·한국외대 4학년·로레알코리아 인턴사원 근무) "지난 학기 내내 친구들과 준비한 자동차 판촉기획안을 발표한 후의 성취감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김나이·이화여대 4학년·현대차 마케팅 캠프 참가) 졸업을 코앞에 둔 대학졸업 예정자의 취업 전망은 어둡기만하다. 게다가 채용방식도 대규모 정시채용보다는 소수 수시채용, 인턴십 채용으로 바뀌어가면서, 도서관에 틀어박혀 공부만하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대졸 예정자들이 급속하게 변하는 취업환경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실력을 키우고 있는 현장 2곳을 찾아갔다.로레알코리아 인턴십
로레알의 인턴십은 취업희망자들 사이에서 "힘들지만, 배울 것이 많다"고 소문이 난 인재훈련 코스다. 인턴사원에게 2개월간 회사에 필요한 실제 프로젝트를 맡겨 혼자 해결하게 함으로써 직장인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로레알은 모든 신입사원을 인턴사원 중에서 선발하기로 함에 따라 인턴십 참여 경쟁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지난 연말 600여명의 지원자 중 영어실력, 다양한 과외활동 등을 검토해 20%의 최종면접자를 가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30분간 영어토론을 진행해 최종 인턴사원 결정을 위한 워크숍 참가자 40명을 가렸다. 이 40명은 1박2일 동안 합숙을 하면서 주어진 과제에 대해 창의력을 발휘해 해결해야 했다. 과제란 몇 권의 잡지와 CD플레이어, 화장품 등을 주고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라고 한다던가, 보습크림을 주고서 제품명, 가격, 광고전략 등 제품출시에 필요한 모든 계획을 세우게 하는 식이다. 이런 워크숍을 통해 최종 20명이 추려졌다.
이 험난한 과정을 통과해 인턴사원이 된 김수림(KAIST 4학년)씨는 현재 모발 염색약의 시장조사 프로젝트를 맡은 후 시장조사를 위해 400개가 넘는 미장원을 방문하느라 한 겨울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씨는 "힘들지만 내 방식대로 일을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인턴십을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 대학생마케팅 캠프
지난 6∼8일 경기 파주시 현대자동차 연수원에서는 '대학생 자동차 마케팅 캠프'가 열렸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팀은 논문·광고·판매기획 3분야 21팀으로 총 630개 팀 중에서 선발된 최정예다. 현대차는 이들 최종 참가자들에게 상금은 물론 입사지원시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3∼5명으로 이뤄진 참가팀들은 '통신 네트워크를 연계한 자동차 비즈니스 모델', '1차 모델별 광고 및 판매기획' 등의 과제를 놓고 2박 3일간 아이디어 경쟁을 벌였다. 평가기준은 논리성, 창조성, 기획력, 실현가능성 등. 참가팀들은 발표 중간에 폭죽을 터뜨리는 등 자신들의 기획안을 돋보이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며 최선을 다했다.
'아반떼 XD' 판매계획안을 준비해 이번 캠프에 참가했던 이화여대 '드라마티스트'팀은 손자병법의 5대 전략요소인 천(天)·지(地)·법(法)·장(將)·도(道)를 현대 마케팅 개념에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 팀은 자동차 세일즈에 있어서 천은 계절이며, 지는 소비자의 마음, 법은 전략전술 등이라며 이들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드라마티스트 팀의 발표를 맡았던 김나이씨는 "지난해에는 서류심사에서 탈락해 재도전했다"며 "우리가 만든 판매기획안이 자동차회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에서 취업에 대해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뿌듯해 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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