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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 김효덕 사장/"휴대폰 디지털녹음기 "틴존" 기능진화 계속 멀티미디어 허브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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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 김효덕 사장/"휴대폰 디지털녹음기 "틴존" 기능진화 계속 멀티미디어 허브 될것"

입력
2003.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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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우리나라 중소기업 KET의 부스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이 회사가 출품한 휴대폰 디지털 녹음기 '틴존'을 구매하려는 바이어들이 몰려든 것. 서로 많은 물량을 제시하며 먼저 계약할 것을 종용했지만 부스에 나와 앉은 사장의 대답은 간단했다. "아직 생산능력이 부족하니 좀 더 생각해보고 계약을 하자."휴대폰용 주변기기 전문기업 KET의 김효덕 사장(45·사진)은 "머리핀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어 판다"는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다. 비단 물건 뿐만이 아니라 회사 내에서 사원들을 관리하는 방식에도 독특한 원칙을 내세운다. 각자 맡은 일만 완수하면 나머지는 자유라는 것이다. 일의 진행과 성과 외에는 일체 간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 회사에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없다.

김 사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외국기업과의 오랜 사업경험으로부터 나왔다. 1989년 나름대로 할만했던 직장생활을 걷어치우고 시작했던 사업이 팩시밀리, 휴대폰 등 통신기기의 부품 생산이었다. 처음 수요를 개척한 곳이 미국의 'A&S'라는 전자부품 회사. 3개월에 한번 꼴로 이 회사를 드나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계약'과 '효율'을 소중히 하는 그네들의 방식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에선 기업간 납품이 정실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외국에서는 철저히 제품의 가격과 품질만 따지더군요."

자연스레 최고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익숙해지게 됐다. 회사 조직 운영도 마찬가지. 여느 중소기업과 다르게 KET에는 직원들간 수평적인 관계와 자기 업무 구분이 확실하다.

그는 요즘 지난해 출시한 틴존의 품질개량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녹음기인 틴존의 기능을 MP3 플레이어,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 메모리 등으로 확장해 다기능 휴대폰 주변기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틴존은 아직 휴대폰 액서서리 정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무선 인터넷 기능까지 갖춘 멀티미디어 허브 장치로 진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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