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2·PSV아인트호벤)이 멀티플레이어의 역량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네덜란드 리그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히딩크의 애제자' 박지성은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프로리그 발베이크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9분 스트라이커 헤셀링크와 교체 투입돼 날카로운 측면돌파와 골문까지 이어지는 정확한 패스 등 인상적인 플레이로 신고식을 치렀다. 아인트호벤은 로벤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1위(승점 48)를 지켰다.
후반 휘슬이 울리면서 거스 히딩크 감독 지시에 따라 사이드라인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 박지성은 인저리타임까지 29분 동안 15번의 볼 터치를 기록하는 등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당초 윙백으로 기용되리라는 예상과 달리 명목상 투톱 중 왼쪽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지성은 무릎부상에 시달린데다 첫 무대인 탓인지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다. 그러나 좌우와 중앙을 가리지 않는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후반 34분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케즈만에게 자로 잰 듯한 땅볼 센터링을 올려주는 등 수준급 기량을 선보였다.
종료 직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파고들어 왼발 슛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 몸 맞고 골 문을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히딩크 감독은 "좌우 미드필더는 물론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냈다. 빨리 배우는 선수인 만큼 기대도 크다"며 흡족해했고, 쿠만 코치도 "15일 즈볼레전에서는 선발 출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지성은 "네덜란드 축구는 플레이가 거칠고 힘이 넘친다. 태클도 매우 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면서도 "첫 경기라 긴장했는데 큰 무리없이 소화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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