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사장들은 언제 버스를 탈까? 이들이 바쁜 일정상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아마 직원들과 야유회 갈 때가 유일할 듯하다. 관광버스를 타고 직원들과 회포를 푸는 그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회사를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조직의 사활은 최고경영자(CEO)와 직원들 간의 단합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버스 안에서 누구와 춤을 출까?'에는 이 시대의 CEO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만한 고민들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은 결재나 하고 권위를 부리는 CEO의 '껍데기' 역할이 아니라, 말단 직원을 내 가족처럼 보살필 수 있는 넓은 아량을 어떻게 체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 기업체의 영업소장은 사과 노점상을 통해 영업의 지혜를 터득한다. 사과장수가 전해준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솔직하라는 것이다. 회사의 명운이 걸린 제품이라도 좋은 것은 좋다,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손님을 붙잡는 제1 동인이라는 것이다. 배달원이 그릇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아 매월 새 그릇을 구입하는 데만 몇 십만원씩 낭비하는 중국집도 등장한다. 중국집 사장은 분실된 그릇만큼의 액수를 배달원의 월급에서 공제하겠다는 '잔인한' 제안을 했다. 그러나 배달원들은 순순히 사장의 뜻을 따랐다. 그들은 그 동안 생일마다 적금통장을 나눠주고, 연말이면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사장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CEO가 버스 안에서 함께 춤을 출 사람은 청소부 아주머니거나 평소 말이 없으면서도 조용히 일하는 직원이었다. '버스 안에서 누구와 춤을 출까?'는 내가 즐겁게 경영하며 직원들의 손을 맞잡고 있는가라는 자문을 하게 해준 책이다.
황종대 청호나이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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