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들뜨게 했던 국내 복권 사상 최대의 '로또 대박잔치'에서 1등이 13명 나왔다. 이 때문에 당첨금이 최고 기록을 깨지는 못했다. 복권 구입자들은 구매자가 많을수록 당첨금이 기대보다 낮아지는 사례를 경험했다. 정부가 이번 주부터 당첨금 이월횟수를 2회로 제한키로 함에 따라 대박심리는 종전보다는 낮아질 것 같다.그러나 '로또현상'은 지속적인 분석과 대책이 필요할 만큼 우리 사회의 병증(病症)을 잘 보여 주고 있다. 1차적으로는 도박심리와 사행행위를 부추기는 정부에 책임이 크다. 로또복권의 구입자는 이번에 1,300만명이나 됐다. 그런 열풍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이월횟수를 제한한 것도 실은 우스운 일이다. 카지노의 열기까지 덩달아 높아지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짐작하지 못한 것 같다. 스님들까지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어린 학생들이 여러 장 복권을 갖고 다니는 꼴불견은 다 정부가 스스로 만든 일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부를 축적할 길이 없다는 좌절경험이 로또 구입자를 늘어나게 하고 있다. 당첨금 규모가 줄더라도 적게는 40억원을 벌 수 있다. 그래서 돈 없는 서민은 물론, 자금이 달리는 기업까지 로또에 매달리게 된다. 다른 복권시장이 위축되고 외국인들의 가세로 우리 돈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나도 당첨만 되면' 하는 생각에서 성실한 노동과 정상적인 생계활동을 하찮고 우습게 여기는 풍조다.
1인당 구매한도를 지키게 하고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복권을 팔지 못하게 감시해야 한다. 로또를 통해 익혀야 할 것은 게임의 룰이며 로또를 통해 얻을 것은 삶에 윤기를 더하는 오락성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돈이 싫은 사람은 없겠지만, 로또는 인생을 나쁘게 역전시킬 수도 있는 마물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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