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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아내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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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아내와 눈

입력
2003.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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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눈/이상국

아침에 일어나 눈 쌓인 걸 보면

어려서도 좋았고

커서도 좋았다

눈오는 날

창을 열고 내다보면

싸락눈도 좋고

함박눈이면 더 좋았다

그러나 나는 이제 눈이 싫다

아내가 옷가게를 하고부터는

눈오는 날은

공연히 아내에게 미안하다

눈이 내리면

가게에 손님이 없기 때문인데

그런 날은

내리는 눈에게도 미안하다

■시인의 말

올 겨울 동해안에는 눈이 많이도 왔다. 그래서 깊은 산의 짐승들도 마을로 내려왔다. 누구에게나 눈이 오면 즐겁기만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약력

1946년 강원 양양 출생 1976년 "심상" 신인상 수상 등단 시집 "동해별곡" "내일로 가는 소" "우리는 읍으로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등 백석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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