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문제로 사면초가에 빠진 현대상선이 흔들리는 내부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정익 사장이 직접 나서 '업계 최고 대우'라는 당근을 제시하고, 악성루머의 조기진화를 지시하는 등 대북송금문제로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 돋우기에 팔을 걷어 부친 것이다.사실 올 초 만해도 현대상선의 '불운'은 끝이 보이는 듯했다. 회사 정상화의 최대관건이었던 자동차 운반선 매각이 마침내 성사됐으며,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해 부채를 상당부분 갚았다. 이로인해 부채비율은 2001년 말 1,500%에서 최근 250%대로 떨어졌다. 그동안 회사를 둘러싼 루머와 구조조정으로 고통을 겪어온 직원들에 대한 사기진작을 위해 지난 3년간 동결했던 임금도 96%가량 올렸다. 여기에다 2년 만에 실시한 신입사원 모집에 3,600여명이 몰려 100대1의 경쟁률을 기록, 직원들의 입가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일부 직원들은 1,000원대까지 떨어진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회사의 미래를 낙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한나라당의 의혹제기로 한바탕 홍역을 겪고 난 뒤 꺼진 줄 알았던 대북 송금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데다, 각종 악성 루머까지 겹쳐 사내 분위기가 다시 급랭했다. 시중에서는 임금 지급지연, 월급 삭감, 직원들의 잇단 퇴직 등 현대상선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7일 대북지원 문제의 종점이 보이지 않고,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부서장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노사장은 이 자리에서 "대북지원과 관련한 각종 루머들이 나돌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해결될 것인 만큼 동요하지 말고 현업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대상선은 또 이날 김충식 전 사장 등 4,000억원 대출 및 송금 담당 핵심 인물들의 '해외 빼돌리기' 의혹과 맞물려 한 중역의 해외출국에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자 "용선 계약차 출장한 것이며, 8일 입국할 예정"이라고 즉각 해명하는 등 루머의 조기진화에 나섰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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