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늙은 유럽' 발언에 이어 또 다시 독일을 빈정대는 발언으로 독일 여론을 자극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6일 하원 청문회에서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대부분의 나라가 미국 입장을 지지하거나 지원군을 보낼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나라로는 리비아 쿠바 독일 등을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발언은 미국이 불량국가로 꼽고 있는 나라들과 독일을 같은 범주로 묶은 것이어서 독일 정가와 일반 여론에 즉각적인 파장을 불렀다.
집권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사무총장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고, 녹색당 슈테피 렘케 의원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대 이라크 정책을 적극 비판해왔던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도 "럼스펠드 장관의 발언은 전혀 적합하지 않고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기사당의 페터 가우바일리 의원은 "우리는 럼스펠드의 정신상태를 우려한다"고 흥분했다.
이에 대해 럼스펠드 장관은 "일부 국가는 (이라크전에) 반대하고 있다는 단순한 말이었다"며 "모든 주권국은 그들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언급이 왜 다른 나라를 자극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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