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바렛 지음·라울 마르틴 그림·이융남 옮김 다림 발행·1만3,000원·1만7,000원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나 좀 더 지나서 유치원 다닐 때가 되면 무엇이든 마음 끌리는 것을 외우는 데 큰 재미를 붙인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외우는 대상도 대개 비슷하다. 좀 어릴 때는 자동차 이름에 관심을 보이고, 더 크면 많은 아이들은 공룡에 강한 호기심을 보인다.
"스켈리도사우루스, 프로토케라톱스, 힙실리포돈, 에오랍토르,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벨로키랍토르…" 기껏 티라노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 정도를 아는 어른들이 일부러 가르쳐 주었을 리가 없는데도 아이들이 이렇게 어려운 이름을 줄줄 읊는 것을 보면 놀랍고 대견하다.
그래서 큰 서점에 가면 거의 서가 한쪽을 다 차지할 정도로 공룡 책이 많다. 종이로 모형 공룡 만드는 공작물도 있고, 공룡 그림책도 많지만 아이들에게 사주기 위해 유심히 펴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책은 자연 다큐멘터리 방송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만든 '사이언스 어드벤처' 시리즈 공룡편을 두 권으로 나눠 옮긴 것이다.
그냥 번역만 한 게 아니라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에서 공룡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인 역자가 '공룡의 세계'에 한반도 공룡에 관한 내용을 직접 덧붙여 완성도를 높였다.
공룡의 기원과 화석 발견지, 발견과 복원 과정, 공룡의 습성과 행동을 정리·소개한 것은 물론 공룡을 크게 용반류(도마뱀 골반)와 조반류(새 골반)로 나누고 그 중 중생대에 번성했던 63종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최근 공룡학계의 큰 관심인 '공룡과 새의 진화 관계' 등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쟁점도 소개했다. 내셔녈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화면 수준에 못지 않은 공룡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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