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조선인을 기만과 위선으로 대했다는 어머니 말씀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더군요."정부문서기록보존소 의뢰로 조선총독부의 노무관련 문서19권을 정리해 일제가 조선인을 이민 형식으로 모집한 뒤 혹사시켰음을 처음 밝혀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정혜경(鄭惠瓊·43·사진) 박사는 7일 "앞으로 일제의 조선인 강제 연행 실태를 밝히는 작업이 본격화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정부문서기록보존소 의뢰를 받아 조선총독부 문서 110권 가운데 노무 부분 19권의 해제를 담당, 일제가 강제 징발을 통해서만 조선인들을 동원했다는 기존 정설과 달리 남양 군도(미크로네시아 일부)에는 농업이민 형식으로 보낸것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임금과 경작지를 준다는 약속은 허울이었다.
정 박사는 "조선인들은 토지를 불하받기는커녕 강제노역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제는 조선인들을 사탕수수 재배에 동원, 알코올을 생산함으로써 전쟁 물자 생산에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일본 도쿄 근처의 잠사(蠶紗) 집산지 분마현에서 태어나 18세까지 일제 만행을 몸소 체험한 세대. 김씨는 당시 한복을 입지 못했고 '미개한 음식'이라며 조리가 금지된 김치를 먹다가 처벌까지 받았다고 한다.
8, 9일 이틀간 전북 군산에서 열리는 '일제 강제연행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정 박사는 "이번 발굴을 계기로 고령으로 사망 가능성이 높아지는 피해자들의 구술을 확보해 강제 연행의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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